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아직 아이들에게는 말하지 못했습니다.
부지런히 살고 싶지만
늘 느린 아빠인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요즘입니다.
세상은 빠르지만, 나는 느린 아빠입니다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뭔가를 하려 할 때마다
항상 한 박자씩 늦는 기분이다.
아이들이 학교 갈 준비를 마쳤을 때,
나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모찌 산책 나가야 하는 시간인데도
글 하나 마무리 못 하고 허둥대고 있다.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늘 느리게만 느껴질까.
그저 숨 좀 돌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괜히 뒤처지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스스로를 자꾸 다그치게 된다.
세상은 너무 빠르다.
뉴스는 몇 분마다 바뀌고,
사람들은 짧은 영상 몇 초로 판단하고,
AI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
모두들 빠르게,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글 하나 쓰는 데 두세 시간이 걸린다.
오늘은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까?
오전 글은 어떤 거, 오후 글은 또 어떤 거.
주제 정하는 데만 몇 시간씩 머리를 붙잡고 있다.
사진 하나 고르고, 제목을 고민하고,
한 줄 한 줄 다시 읽어보며 고치고 또 고친다.
그 과정이 느리고 오래 걸리지만
그 안에서 내가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사실 아직 아이들에게는
내가 블로그를 한다는 말을 못 했다.
괜히 부끄러웠다.
'지금 아빠는 뭐 하고 있는 걸까?'
묻는다면,
나 스스로도 떳떳하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아직 밝히지 못한
나의 유일한 글 쓰는 시간은,
아이들이 학교에 간 그 조용한 시간뿐이다.
그 시간 동안만은
누군가의 아빠도, 남편도 아닌
그저 ‘나’로서 머물 수 있다.
그 짧은 시간 덕분에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퇴직 이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그만큼 자주 잔소리를 하게 됐고,
그만큼 자주 ‘나는 아빠 노릇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은 하지 않지만,
그 눈빛에 실망이 담겨 있지 않을까,
혼자서 자꾸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 블로그도
처음엔 그냥 내 마음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거였다.
그런데 점점 욕심이 생기고,
수익이 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고,
애드센스에 신청하고,
조회수와 방문자 수를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게 됐다.
조금씩 줄어드는 수치를 보며
괜히 움츠러들기도 했고,
무력감도 느꼈다.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긴 할까?’
하루의 루틴도 달라졌다.
커피를 내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창 몇 개를 띄워놓고 한참을 고민한다.
모찌가 밥 달라고 옆에서 툭툭 치면
글은 멈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누군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하루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래도…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겠다고,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처럼 느려진 속도에 불안해하고 있다면,
그래도 괜찮다고,
함께 천천히 가자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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