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현실에 부딪친 아빠의 삻
퇴직 후, 아빠의 소비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아빠의 소비는 늘 망설임부터 시작됩니다
요즘은 1,000원 쓰는 것도 망설여진다.
무슨 커피 한 잔, 옷 한 벌 이런 얘기가 아니다.
정말, 작은 거 하나 사는 것도 내게는 큰 결심이다.
퇴직 이후로는 더 그랬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도 맞고,
무엇보다도… 나는 아빠니까.
아이들이 뭘 먹고 싶다고 하면 당연히 사준다.
아내가 뭐가 필요하다고 하면 고민 없이 사야지.
그게 당연한 거니까.
그런데 내가 뭘 하나 사고 싶어지면
그 순간 머릿속에서 계산이 돌아간다.
“이거 정말 필요한 거야?”
“지금 이걸 사는 게 맞아?”
“이거 대신 아이들 간식 사는 게 낫지 않나?”
진짜 필요한 건데도 “다음 달에 사자.”
“좀만 더 참자.”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계속 설득한다.
예전에도 절약은 했지만,
그래도 일할 땐 점심 먹고 커피 한 잔쯤은 꼭 마셨다.
컴포즈커피나 메가커피.
그냥 그날의 마무리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 혼자서는 아예 사 마시지도 않는다.
누구와 함께하는 자리라면 몰라도,
혼자선 커피 한 잔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껏 수십 년을 피워온 담배.
그렇게 끊으려고 해도 안 되던 게
돈이 없으니, 진짜 한순간에 끊어졌다.
물론 건강에는 좋은 일이다.
근데 가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만큼 쥐어짜고 있다는 거구나.
한 달에 5만 원, 10만 원 아끼려는 마음이
이렇게 내 일상을 바꾸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아내는 또 이렇게 말한다.
“아프면 병 키우지 말고 바로 병원 좀 가.”
“나중에 더 큰 돈 든다.” 맞는 말이다.
주변에서도 다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지금’ 병원 가서
괜히 검사라도 하게 되면 큰돈이 들어갈까 봐 더 걱정된다.
나중에 돈 드는 것도 무섭지만,
지금 당장 지출되는 게 더 부담이다.
나중보다, 지금이 더 무섭다.
가족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아껴야겠다는 마음.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점점 더 작아지고, 점점 더 조용해진다.
가끔은 편의점 앞에서
캔커피 하나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참 나답다 싶다. 이 정도로 버티는 게 당연해진 지금.
이 글을 쓰는 지금, 나 자신에게 살짝 토닥이고 싶다.
“그동안 수고했다. 이제는 조금 써도 돼”라고.
물론 지금 내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게 먼저다.
하지만 언젠가, 정말 '나'를 위한 작은 소비도
죄책감 없이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가족을 먼저 생각한 나 자신에게도
조금은 너그러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까지는, 오늘도 아껴두자.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
요즘은 작은 소비 하나에도 마음이 무겁다.
편하게 쓸 수 있었던 예전이, 이따금 그립기도 하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성숙해졌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가끔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쓰던 시절이 그립다.
지금은 너무 많은 계산과 고민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게 아빠로서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조금은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버텼고, 내일도 버틸 것이다.
그게 지금의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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