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앞에서 작아지는 마음
한의원에 다니며 생각했다, 치료보다 더 아픈 건 내 마음이었다
오늘도 한의원을 다녀왔다.
다리 저림 증상으로 다닌 지도 벌써 2주가 넘었다.
처음 진단은 디스크 2기 정도. 수술까진 아니지만 오래 앉아있는 건 절대 피하라는 말.
봉침 포함해서 치료비는 한 번 갈 때마다 약 3만원 정도.
봉침만 15,000원인데, 기본 진료비가 또 16,500원이다.
솔직히 지금 나한테는 이 돈도 참 크다.
처음 봉침 치료를 권유받았을 때부터 이미 부담은 있었다.
10회로 끊는 게 좋다고 했지만,
형편 생각에 고민하다 결국 5회만 끊었다.
‘우선 받아보고 결정하자’는 마음이었다.
지금 내 상황에선 그게 최선이었다.
그리고 오늘,
치료를 받고 수납을 마친 뒤 간호사 선생님이 말했다.
"다음 예약 잡아드릴게요.
봉침 치료는 오늘로 끝나셨고,
원장 선생님께서 봉침을 더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다시 봉침 치료비를 안내해주셨다.
그 순간,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봉침 치료는... 이쯤에서 그만했으면 하는데."
내 말에 간호사 선생님이 약간 당황한 듯,
"어... 원장 선생님은 더 받으셔야 된다고 하셨는데요.
한번 여쭤보고 올게요."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혹시 어디가 불편하셨어요?"
그때,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잠시 머뭇이다가, 작게 말했다.
"...사실, 비용이 좀 부담돼서요."
그 말을 하고 나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치료를 받으면서 이런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야 하는 상황,
내 몸을 챙기고 싶어도
내 마음이 먼저 눈치를 보게 되는 현실.
솔직히… 참 씁쓸했다.
나한테 들어가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
그게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지금 당장도 아쉬운 돈인데,
앞으로도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현실이
솔직히 무섭기까지 하다.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로 가서 MRI를 찍을까도 고민해봤지만,
그쪽은 더 비쌀 게 뻔하다.
그래서 한의원을 택한 이유인데
몇 번 침 맞으면 낫겠지 하는 생각에서
‘지금 그 돈이면 뭐라도 사야지’라는 생각이
머리 한켠에서 자꾸 나를 흔든다.
허리 때문에 침을 맞을 때마다,
엎드린 채로 천장도 못 보고 그냥 생각만 많아진다.
‘이게 정말 나아지고 있는 걸까?’
‘이 치료가 내게 꼭 필요한 걸까?’
내가 망가진 건 몸뿐만이 아니었다.
마음도 같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나를 돌보려 하고 있다.
아프다고 숨기지 않고,
비싸다고 그냥 참고 넘기지 않고,
조심스러운 말 한마디라도 꺼낼 수 있었던 오늘.
그것만으로도 나는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혹시 여러분도 저처럼
치료 앞에서 망설이거나,
‘이 돈조차 아깝다’는 마음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지금 당장 좋아지지 않더라도,
우리 서로 위축되지 않고,
천천히, 나를 돌보는 시간을 만들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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