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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아빠 일상

퇴직 후 무너지지 않으려, 나는 글을 씁니다

by 느린 아빠 2025. 4. 11.
실업급여가 끝난 뒤에야, 진짜 현실이 시작됐다. 차도, 일도, 명함도 사라진 자리에서 아빠로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버틴 어느 날의 기록.

퇴직 후 처음 받았던 실업급여.

그게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진짜 아무 보호도 없이
맨몸으로 현실 앞에 서 있다는 걸.

 

처음엔 ‘조금 쉬고 다시 시작하면 되지’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경력은 끊겼고,
나이는 점점 더 무겁게 다가왔다.
구직활동도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차도 팔았다.
이동도 불편해졌고,
아이들과의 약속도 하나둘 줄어들었다.

 

“차 없어서 못 가~”
“지금은 좀 힘들어~”

 

그런 말이

내 입에서 쉽게 나오는 걸 보면서
내가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아빠니까.
가장이니까.
무너질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누구 보여주려고 쓴 것도 아니고,
그냥 나를 붙잡기 위해서.

 

그리고
혹시 언젠가,
비슷한 길을 걷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도 있을까 싶어서.

 

처음엔 정말 소소한 이야기들.
퇴직 후의 감정,
아이들과의 일상,
강아지 모찌를 입양한 날의 기억.
그리고
부업 도전이라는 생소한 단어까지.

 

하나하나 써내려가다 보니
조금씩 마음의 근육이 붙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엔
내가 써본 제품들에 대해서도
한 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수익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다시 뭔가를 해보고 있다’
그 느낌이 더 크다.

 

이렇게 하나씩 시도해보는 게
‘아직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되는 것 같다.

 

무너지지 말자.
그리고 계속 가보자.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매일 버티고 있는 중이라면,
나랑 같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아직 성공한 건 없고,
누구에게 자랑할 이야기도 없지만,
하루하루 글을 쓰면서
나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이 작은 기록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나를 다시 일으켜줄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다.

 

요즘은
글을 쓰기 전,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계속 쓰다 지우고,
지우다 다시 쓰고…

 

그런 시간 속에서
내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것 같다.

 

나는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게 다행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글들을 다시 꺼내 읽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때 나는


지금의 나에게
고맙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그래도 잘 버텼다”
그렇게.

 

글을 쓴다는 게
처음엔 참 어색했는데,
이젠 익숙해진다.

 

누구도 보지 않을까 봐 두려웠던 마음은
이제 그저 나를 위한 시간이 됐다.

 

누가 봐주면 고맙고,
아무도 보지 않아도 괜찮다.
내 하루를 기록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충분하니까.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쌓아간다면,
언젠가는 분명
나도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다.

 

지금 당장은 별거 아닐지 몰라도
이 기록들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내가 걸어온 길이 될 테니까.

 

매일 한 줄을 적는다는 건
결국, 매일 나를 붙잡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됐다.

 

이런 나날들이
어제보다 나은 내일로
조금씩 데려가 주겠지.

 

오늘도 그렇게 믿고,
한 줄 더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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